착각이 주는 교훈

나성순복음교회
 
 
2015-07-12
지난 번 시카고를 갈 때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요즘 제게는 비행기 여행 중 꼭 사용하는 이어폰이 있습니다. 항공기의 소음을 차단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책을 읽을 때나 잠을 잘 때 도움이 되어 아주 잘 사용하는 비싼(?) 물품입니다. 손가방 없이 끄는 가방 하나만으로 여행을 하기에 짐을 올려 넣기 전에 급히 책과 아이패드, 바나나와 점심 대용 과자, 그리고 안대와 실내화 등 여러 물건들을 꺼내 앞자리에 넣고 자리에 앉았는데 이어폰이 보이질 않습니다. 전날 밤 분명히 이어폰을 충전하고 가방에 넣은 것 같았는데 기억이 약간 가물가물해서 얼른 집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혹시 책상 위에나 방 어디에 이어폰이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리에 다 앉았지만 비행기가 아직 출발 전이라 얼른 위에 있는 가방을 다시 내려서 바깥주머니를 열어 확인했지만 이어폰은 나오질 않았습니다. 혹시 꺼내다가 떨어뜨린 것은 아닐까 옆 좌석과 바닥을 살폈지만 역시 없었습니다. 약 5시간의 비행 내내 이어폰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은근히 짜증이 나려고 합니다. 혹시 모르니 아내에게도 다시 잘 찾아보고 속히 연락을 달라고 카톡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이어폰의 행방을 머리를 쥐어짜며 추적하고 있는데 제 것과 똑 같은 이어폰이 통로 건너 바로 제 옆 좌석에 앉은 분의 앞주머니에 꽂혀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때부터 ‘혹시 가방 안에 있던 물건들을 급히 꺼낼 때 떨어진 내 이어폰을 저 사람이 주워서 자기 앞주머니에 넣어 둔 것은 아닐까?’ 의심의 마음이 꼬리를 물며 떠오르기 시작하더라는 것입니다. 마음의 의심이 가져온 5시간의 불편함, 호텔에 도착하여 가방을 열고 깊은 곳에 들어 있던 이어폰을 찾기까지의 약 8시간은 불행 그 자체였습니다. 가방 안에 있던 이어폰을 발견한 그 순간은 기쁨이 아니라 저에 대한 초라함과 부끄러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옆 좌석의 멀쩡한 사람을 마음으로 의심한 것이 죄송했고, 괜히 짜증을 낸 아내에게도 미안했고, 하나님 앞에서 마음의 죄를 지었으니 회개해야 했습니다. 
두 번째 사건은 시카고에서 돌아와 며칠 만에 집에 있는 체중계로 몸무게를 재었더니 8파운드나 줄어든 수치가 나온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체중이 줄어 감사했는데, 다음날 체중을 재니 2파운드가 더 줄어든 것으로 나오자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체중이 줄면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는데, 괜찮을까? 그러면서 몸에 힘이 없는 것 같고 머리는 어지러운 것 같으면서 급기야는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긴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그런데 1주일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제 체중의 문제가 아니라 체중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제 체중은 다시 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몸이 조금 피곤한 것은 사실이지만 별 일은 아니었는데도 미리 겁을 먹고 호들갑을 떤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숱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꿋꿋이 전진하고 있는 다른 분들을 생각하니 죄송스러웠습니다. 
모든 사람은 결코 착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람이 오감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는 1초에 약 1100만개이지만 겨우 40개 정도만 뇌에 저장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 생기는 오류는 얼마든지 착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진리와 진실은 불완전한 내게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는 미혹과 혼돈의 때가 될수록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일의 끝이 가까울수록 더욱 진리의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는 성령 충만한 신앙인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