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을 배우며
고통의 밤을 지새울 때
주여
살아서 죽는 순종을 배우며
죽어서 사는 믿음을 가집니다.
천만 가지 걱정을 한데 묶어
외마디 기원을 이어가며
주여 깊어야 밝아오는
새벽을 기다리며 기다리는
일체를 용납하는 능력을 주소서.
가슴 가득 사랑만 하는 그릇이 되게
비우고 비우는 눈물입니다.
아파서 부수는 육체입니다.
작가 소개
임옥인(1915∼1995)은 소설’후처기’로 1940년에 <문장> 11월호에 추천된 소설가다.
60여 편의 단편과 10여 편의 장편소설을 남겼다.
주로 생사의 문제를 다룬 소설을 많이 썼으나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의식과 전통적 관습에 젖은 의식의 교착을 극복하려는 여인상을 형상화한 점에서 그의 소설의 문학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