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인교회
2015.08.22
어제 오후에는 오렌지카운티 교회협의회, 원로 목사회, 목사회, 장로협의회, 그리고 기독교 평신도 연합회 등, 다섯 단체들이 합동으로 우리 교회에서 광복 7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고 행사도 가졌습니다. 그 예배의 설교를 준비하면서 저는 옛날 우리가 불렀던 “정인보 시, 윤용하 곡”의 광복절 노래에 담겨있는 깊은 뜻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았습니다.
(1절) “흙 다시 만져보자 / 바닷물도 춤을 춘다. / 기어이 보시려던 /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 이 날이 사십년 /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 길이 길이 지키세 / 길이 길이 지키세.”
(2절) 꿈엔들 잊을건가 / 지난 일을 잊을건가 / 다 같이 복을 심어 /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 세계에 보람될 /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 힘써 힘써 나가세 / 힘써 힘써 나가세.”
1절의 가사 중에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 님 벗 님 어찌하리”를 이해하려면 “상록수”의 작가 심훈이 지었던 시, “그 날이 오면”을 읽어보아야 합니다. 그는 그토록 기다리던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6년에 세상을 떠납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 /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한다면, /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또 1절 가사 중에 “이 날이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를 이해하려면 그 당시의 상황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광복은 1945년 8월 15일에 되었고,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건국이 선언된 날은 1948년 8월 15일며, 광복절을 국가 경축일로 제정한 날은 1949년 10월 1일 입니다. 그래서 첫번째 광복절을 기념한 해는 1950년이 되어야 합니다. 가사에 나오는 “사십년”은 1905년 11월 17일에 불평등하게 체결된 을사조약으로부터의 40년, 피로 물들었던 40년을 지칭한 것입니다. 그런데 1950년의 첫 번째 광복절 기념이 북한의 6.25 남침으로 인하여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싶습니다. 더우기 이 노래를 작사한 정인보님은 그해 7월 31일에 공산군들에 의해 납북되었습니다.
광복절 노래의 2절 가사 중에 “세계에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를 이해하려면 인도가 낳은 세계적인 시성(詩聖) 타고르가 우리 나라를 두고 지었던 다음과 같은 시를 읽어 보아야 합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 그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놀라운 사실은 광복절 노래의 가사에 담겨있는 민족정신입니다. 해방된지 불과 4년 안팍에 지은 노랫말이었을 터인데, 거기에는 원한이나 분노의 감정 보다 기쁨과 결심과 소망과 사명의 가슴아린 다짐들만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진실로 동방의 밝은 빛이 될 수 있는 탁월한 정신입니다. 오늘날 우리 조국을 여기에 이르게 한 놀라운 원동력이 그 정신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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